본문 바로가기
이슈

하이브의 SM인수 추진에 대한 SM 사내변호사의 글 전문

by 인터루드+ 2023. 2. 14.
반응형

출처 : 텔레그램 채널 다수 (원 출처는 하나증권 텔레그램인 것으로 추측)

 

가독성을 위헤 폰트 크기 조정, 줄간격 조정 등 편집을 해서 포스팅하였습니다.

 

 


SM 사내변호사의 글 전문

임직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General Counsel (사내 변호사) 조병규입니다.

 

저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 최근 우리 회사와 관련한 상황을 설명드리고자 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최근 상황과 관련하여 법률적인 설명이 필요한 이야기들이 많아 제가 풀어서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경영권 분쟁과 적대적 M&A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경영권 분쟁이란?

 

“경영권”이라고 하면 우선적으로 대표이사의 역할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임직원 임명권, 조직구성권, 회사가 돈을 잘 벌 수 있도록 이끄는 행정 제반에 관한 권한, 그리고 임직원들을 평가하고 보상하는 권한 등이 그것인데, 이와 같은 경영권은 경영학적 의미입니다.

 

그런데 ”경영권 분쟁에서의 경영권”은 의미가 다릅니다. 

 

상법이나 자본시장법에서 다루는 경영권이란, 이런 경영학적인 경영권이 아니라 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를 선임하여 이사회를 구성할 수 있는 권능을 말합니다. 

 

보통의 경우, 1대 주주에 대응하기 위하여 2대 주주와 3대 주주가 연합을 한다, 이런 상황을 보통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고 하지요.

 

그러면 우리 회사를 둘러싼 상황은 경영권 분쟁 상황일까요, 아닐까요?

 

(1) 작년부터 있어 왔던 제안주주(얼라인파트너스)의 감사 추천, 그로 인하여 선임된 감사의 취임과 활동, 이런 것들은 얼라인이라는 주주와 선생님이라는 대주주 사이의 분쟁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리고 

 

(2) 1월 20일에 있었던 얼라인과 현 경영진의 합의 이후에는 얼라인 + 현 경영진 vs 선생님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있는 상황이지요. 

 

1% 남짓 지분을 가진 얼라인이라는 주주와 0.3%를 가진 현 경영진이라는 주주가 18%를 가진 선생님이라는 주주와 회사의 미래를 어떻게 할 것인가, 차기 이사회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해서 입장이 충돌했기 때문입니다.

 

(3) 2월 7일에 카카오와 에스엠이 사업협력 협약을 맺고 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한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카카오가 9%의 지분을 가지면서 얼라인과 현 경영진 편에 서게 된 것도, 

 

(4) 하이브가 선생님 지분을 인수하고 공개매수를 통해 40%에 육박하는 지분을 취득하겠다고 나선 것도 모두 경영권 분쟁의 상황인 것입니다.

 

 

적대적 M&A란 무엇일까요?

 

그렇다면 2월 10일자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와 센터장 이상 직급자 성명문에서 반대한 “적대적 M&A”란 무엇일까요. 

 

공동대표는 에스엠에 현금자산이 넉넉함에도 불구하고 카카오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여 무려 9%의 지분을 카카오가 낮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게 했으면서, 하이브가 선생님의 주식을 사고 공개매수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왜 ‘적대적 M&A”라며 반대성명까지 내었을까요?

 

적대적 M&A란 “경영진의 의사에 반하고, 경영진의 협조 없이, 비우호적으로 이루어지는 인수합병”을 뜻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경영진”이란, 현재의 공동대표와 같은 대표이사와 이사회가 아닙니다. 

 

위에서 설명한 상법/자본시장법에서 다루는 경영권을 행사하는 현재의 대주주와 우호세력을 뜻하는 것이지요.일반적인 경우에는, 회사의 이사회와 대표이사가 대주주의 뜻에 따라 선임되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경영진”이라고 통칭하는 것이고, 현재의 상황과 같이 대주주와 대표이사가 뜻을 달리하는 경우 그 인수합병이 적대적이냐 우호적이냐는 대주주를 기준으로 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사회를 구성하는 권한은 주주로 구성된 주주총회에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지금 적대적 M&를 시도하는 쪽은 카카오인 것이지 하이브가 아닙니다. 

 

오히려 하이브는 우호적 M&A를 진행하는 것이며, 대주주의 뜻에 반하여 지분을 늘리고자 하는 쪽은 카카오, 그리고 카카오와 손을 잡은 현 경영진과 얼라인인 것입니다.

 

이제 개념의 정리가 끝났으니, 그동안에 일어난 일을 해석하고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성수 대표는 왜 마음이 바뀌었을까요?

 

카카오가 에스엠의 지분 9%를 취득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현 대표이사와 이사회 멤버의 지분은 0.3%라고 합니다. 그리고 얼라인의 지분은 1% 남짓이라고 하지요. 그러면 1월 20일자 합의를 했던 얼라인과 현 경영진의 지분은 다 모아 봐야 2% 안팎일 겁니다. 

 

그렇다면 현 경영진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네. 맞습니다. 당연히 자기를 지지해 줄 큰 지분을 가진 주주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카카오에 대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의 실체입니다.

 

작년 주총 직후, 이성수 대표는 제게 분명히 말했습니다. 이성수 대표는 선생님 지분을 처분하는 데 반대하며, 특히 카카오가 선생님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더더욱 반대한다고. 

 

그런데 올해 1월에는 선생님과 다른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뒤, 에스엠의 발전을 위해서라면서 카카오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겠다는 이사회 결의를 합니다. 

 

그러자 언론은 이구동성으로 이 딜이 카카오 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에스엠을 인수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고 평가합니다. M&A 사상 전대미문의,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다고도 평가합니다.

 

대체 이성수 대표는 작년과 올해 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입장이 달라졌을까요? 작년에는 반대했던 인수의향자를 올해에는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올려 놓는 거래를 왜 했을까요? 

 

올해 3월 27일에 만료되는 자신의 연임 문제, 자신이 얻을 경제적, 사회적 이득에 대한 계산이 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요?

 

 

 

신주발행/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란?

 

여기에서 선생님께서 내신 신주발행/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에 대해서 설명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법원의 일관된 입장, 즉 판례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요건과 절차를 엄격하게 본다, 인위적인 지분변동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즉 주주들끼리 싸울 때 회사는 중립을 지키고 끼어들지 말라는 것이지요.

 

회사의 경영권, 즉 상법과 자본시장법에서 말하는 이사선임권과 이사회 구성에 관한 권능을 놓고 주주들이 싸우는데, 회사가 어느 한쪽 편을 들면 될까요 안될까요?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듯, 주식회사의 주인은 회장, 사장이 아니라 주주입니다. 

 

이 당과 저 당이 정권을 잡기 위해 싸우는데, 정권이, 정부가, 국가기관이 어느 한 편을 들면 될까요 안될까요. 

 

당연히 안됩니다. 대주주와 얼라인 + 현 경영진이 회사의 차기 이사회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데, 회사가 덜컥 얼라인과 현 경영진의 편을 들고 있는, 또 어쩌면 이미 같은 편에 섰을지도 모르는 카카오에게 신주발행/전환사채발행의 방식으로 지분을 늘려준다? 

 

이것은 정부가 선거에 개입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행동주의를 빙자한 이익추구 펀드!

 

 

그럼 얼라인은 이걸 왜 찬성했을까요? 

 

회사를 위해서? 에스엠의 미래를 위해서? 얼라인은 기본적으로 펀드입니다. 펀드는 돈을 버는 게 목표이지요. 자기 돈도 아니고, 투자 받은 돈입니다. 

 

펀드는 어디에든 투자를 했다가 이익실현이 되면 팔고 나가는 엑시트, 현금화가 목표인 비즈니스입니다. 

 

얼라인은 자신들의 이익실현을 최대화 하기 위해서는 현 경영진이 유임되고, 카카오가 대주주로 들어오는 것이 주가 상승 요인이 된다고 보았을 것입니다. 

 

심지어 얼라인 대표인 이창환씨가 자기 자신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셀프 지명하여 “경영권(이사선임권 또는 이사회 구성권한)”을 가지려고 한 것은, 그것을 내세워 얼라인이 가진 에스엠의 주식을 비싸게 파는데 도움이 된다 기대했기 때문이겠지요.카카오는 왜 무리를 했을까요?

 

카카오는 오랫동안 선생님의 주식 지분을 사기 위해 애를 써왔습니다. 구애를 한 것이지요. 

 

 

 

그런데 카카오는 왜 얼라인과 현 경영진 편에 섰을까요? 

 

카카오도 역시 ‘돈’ 때문입니다.카카오는 ‘기회’라는 생각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신주발행/전환사채발행이라는 방법을 쓰면 작년에 선생님 지분 거래 때 논의되던 돈보다 훨씬 더 적은 2천억원 안팎의 돈으로, 1주당 불과 9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9%의 주주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겠지요.

 

일단 주당 가격을 싸게 해서 9%까지 사 놓고, 이사회에 참여한 뒤 차츰차츰 지분을 늘리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얼라인, 에스엠의 현경영진과 손을 잡으면, 주식을 일단 싸게 살 수 있고, 힘을 합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고, 그러고 난 후에 대주주로 올라간다는 전략이지요.

 

 

 

 
 
반응형

댓글